요 며칠 간 글을 안 썼다. 딱히 한 게 없었다. 진전도 없고.
작업용 컴퓨터를 쓰는 사람이 많다보니 내 차례가 계속 밀려나게 되었다.
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할 것은 많은데 아무 것도 하지 않(못하)는 상태가 너무 불안해졌다.
그래서 짜증이 나고 답답해지고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.
근데 정작 내 차례가 돼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진전이 없다. 집중도 안 되고 배가 고프기만 하다.
그러다 몸살이 걸렸다. 집에서 나와서 지하철 타고 가는 길에 "아 이거 딱 몸살 각이구나" 싶어
도로 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잠만 잤다.
아무 생각 없이 아무 것도 안 하며 쉴 수 있을 때는 아플 때 뿐인 것 같다.
사람이 가끔 몸살이 걸리는 이유가 있다. 그리고 가끔 필요하다.
그렇게 이틀을 쉬었다. 오늘은 일요일이다. 이왕 쉰 거 하루 더 쉬고 월요일부터 할까 했는데,
자책하며 보내는 휴일 보다야 차라리 0.1초라도 작업을 하는게 낫겠다 싶어 영상작업하러 왔다.
이틀 정도의 텀 이후 내가 만든 것을 다시 보니 완전 '쓰레기' 같더라.
나는 이때까지 이딴 쓰레기를 만들려고 이렇게 매달렸나 싶고, 어디서부터 손 봐야 될 지 감이 안 잡혔다.
내용도 없고 그냥 겉만 번지르르하게 해보려는 것 같이 보였다.
맘 같아서는 당장 휴지통에 처박아 넣고 싶었는데 나중에 다 쓸데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
그냥 내버려 둔 채로 싹 갈아 엎었다. 갈아 엎을 것도 없었다. 기껏해봐야 20초 분량이었다.
새로 시작한 것은 꽤나 진전이 잘 되었다. 벌써 1분 넘게 만들었으니까.
그렇게 머리를 굴려도 일주일 내내 20초밖에 못 만들었는데
아예 싹 갈아 엎고 다시 한 것 치고 1분이면 꽤나 빠른 진행이다.
언제 1차 마감을 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잡히긴 하는데... 2주 안에는 1차 마감을 할 생각이다.
언제까지고 질질 끌 수 없다. 일단 1차라도 마감을 해놔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.
그리고 이제 연말시즌이다! 좀 홀가분 하고 싶다.
내가 연말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뇌를 쥐어짜기엔 올해의 나 가 너무 불쌍하다.
머릿속에 어떻게 놀 건지 다 짜여져 있다. 약속도 잡혀있다 이미!
더 잘 놀기 위해 이걸 끝내고 말거라고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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