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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큐 제작 일기

[DMZ 다큐멘터리 제작중] #25 편집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.

by 정어리란다 2019. 1. 21.

다큐멘터리 편집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.


2월 안에 1차 편집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..?!

아니, 해야 된다.

 

이 영상을 편집하면서 재밌었던 적은 딱 두 번 있는 것 같다.

한 번은 처음부터 싹 다 갈아엎고 다시 인트로 만들었을 때,

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삘 한번 받았을 때.

 

으아아악!!

사실 진도가 빨리 안 나가는 것은 조금만 힘들라치면 내일 하자며 미루는 습관에 있다.

어떤 소스를 집어넣지? 뭘 빼지? 좀 구린가? 생각이 많아지려는 순간,

그리고 딱히 답도 안 나올 때 에라이 내일은 괜찮겠지.’ 하며 그만둬버린다.

물론 정신건강에는 좋다. 헌데 미뤄지다 보면 죄책감이 생기기에 그거나, 그거나 도긴개긴인가-

힘든 순간에 그만두는 것도 있지만, 잘 되려고 할 때 그만두기도 한다.

됐어, 오늘 몫을 다 했어!’ 자만하며 미루는 것이다. 그 뒤에 뭘 더 해야 될지 몰라서도 있고!

그거나, 그거나. 비슷한 사정이다.

 

문제는 이게 아니다.

지난주에 서울에 놀러 갔다. 모처럼 마음 놓고 놀 수 있어서 좋았다.

하지만 그 곳에서 본 것들은 나를 조금 심란하게 했다.

높은 빌딩들, 북적대는 길거리, 쇼핑 스트리트. 돈 냄새 나는 곳들은 화려했다.

하지만 그 곳만의 특색을 살려 화제가 되고, 사람들도 많이 몰렸던 어느 동네는

3년 새 [임 대] 라는 종이가 붙은 텅 빈 가게들이 눈에 띄게 많았고, 활기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.

소위 핫 플레이스라고 불리던 동네에 임대료를 몇 배를 올려서 많이 문을 닫았다던 기사가 떠올랐다.

내가 사는 곳에서는 그냥 그런 느낌으로만 느껴온 것들이 서울에서는 극명하게 보인다.

그 극명함이 내겐 우울로 다가온다.

이미 생활 재난으로 가까이 온 미세먼지, 계속 악화되기만 하는 환경 문제들,

그리고 속도 모르고 경기는 안 좋아지기만 한다.

이런 저런 이야기들 속에서 서울은 내겐 복잡하고, 회색 빛의, 마치 최후를 기다리고 있는 도시의 최전선에 서 있는 듯 느껴졌다.

 

그래서일까.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.’ 싶은 생각이 잠깐 스쳐갔다.

, 그건 그거고, 이건 이거고. 분리할 줄 알아야하는데 사실 그게 잘 안 된다.

에휴, 잘 돼서 얼른 탈조선 해야지..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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