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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큐 제작 일기

[DMZ 다큐멘터리 제작중] #22 영상 편집은 엉덩이 땀나는 노동

by 정어리란다 2018. 12. 3.

아 오늘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아까웠던 하루였다. 작업 할 시간은 딱 3시간 밖에 없었다. 오늘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. 사실 계속 머릿속에 맴돌던 거였는데, 확신이 안 생기고 꽤나 귀찮은 작업들일거란 짐작 때문에 차마 못하고 있었던 걸 그냥 해버렸다. 먼저 포토샵을 사용해서 작업을 한 다음에 편집을 해야 했는데, 그렇게 한 10~15장 정도는 해야 원하는 그림이 나오기 때문에 그걸 또 줄기차게 했다. 근데 내가 포토샵도 인터넷 대충 보고 독학한 거라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. 익숙해지니 손이 빨라져서 빨리 하긴 했는데, 다른 일정 시간 때문에 중단하고 가야했다. 그냥 오늘만 빠지고 계속 할까 했는데 일단은 접었다. 내일 마저 빠른 속도로 작업을 마치고 영상 편집에 집중을 해야겠다.

이 빌어먹을 오프닝만 어떻게 되면 뒤에 부터는 지금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작업들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... 내가 오프닝에 너무 내 쪼들리는 기술력을 쏟아 붓느라 계속 딜레이 되고 있다. 하지만 어느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게 없지! 공들여 만들어나 보자. 일단은... 다시 엎어도 연습이라 치면 되니까... 흑흑. 확신이 없으면 미련도 없는 것 같다. 오히려 조금 놓고 있는 편이 상처를 덜 받기 때문일지도 모르고...


(김정은 국방위원장,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마우스 커서 안에 있다 후후)


지금 Michael Buble 앨범을 듣고 있는데 집중이 필요할 때 노동요로 듣기 좋은 것 같다. 이제 곧 크리스마스고, 12월이니까 재즈 선율과 그의 목소리가 폭신한 우유거품 올린 라떼처럼 제법 보드랍게 느껴진다. 어제는 처음으로 Muse의 어떤 앨범 전 트랙을 들으며 글을 썼는데 몇 곡 정도의 곡이 내게는 좀 신경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. 그들 음악은 너무 좋고 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만, 노동요로는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림!

요즘 어떤 곡이 좋으면 꼭 그 아티스트의 첫 번째 앨범부터 전 트랙을 순서대로 듣는 걸 즐겨 한다. 사실 강박이다. 그래서 시도조차 안 할 때도 많다. 그냥 좋은 곡, 유명한 곡 몇 곡만 골라 듣고 싶을 때도 있는데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다.

근데 많이 좋아 하고, 자꾸 호기심이 생기는 아티스트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순. . . 로 듣는다. 꼭 순서대로 들어야 한다. 마치 드라마 정주행 하는 것 같다. 안 그러면 오줌 마려운 아이처럼 안절부절 되어버리는 것이다. 뭐 그렇다고 음악을 숙제하듯 듣는 건 아니다. 약간의 강박이 가끔은 나를 돕기도 한다.

내가 지금 이 얘기를 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, 하여튼 예전엔 어떻게든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찾아서 그것만 듣기를 원했다 (혹은 그것 외엔 다 별로라고 치부했거나) 면 지금은 이것저것 다 들어보고 하는 게 나도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싶은 것이다 (하 하 하)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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