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분명 봄이 오려는 것이다-
끝이 보인다.
동시에 그 마지막이라는 기묘한 시작점에 서 있다.
편집하는 순간마다 어려움이 있지만 그것과는 다른 무엇과 마주했다는 생각이 든다.
드디어 끝이란게 보인다는 안도감, 그것이 주는 나태함.
시작을 지나올 때보다 더 긴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.
자칫하다, 코 앞에서 잘려버릴 수도 있겠다는 작은 두려움이 있다.
이것과는 예외로,
어떻게 매듭을 지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는 것도 있다.
아직 컷편집만 해 놓은 스케치 상태지만
여기에 나레이션이 들어가고, 조금 더 수정할 점들에 대한 상상으로
자괴감 같은 건 살짝 눌러두고 있다.
DMZ 다큐멘터리 제작중 이라며 앞에 이름까지 달아놓고는
정작 그 특성은 잘 못 살리고 있는 느낌이다.
원래 만들다보면 좀 달라지기도 하니 그건 일단 미뤄두고서라도
좀 어정쩡한 느낌이 든다. 밍밍하기도 하고.
그래 아직은 미완성이니까 완벽할 순 없는 거지?
근데 보면 볼수록 영상이 참 아쉽다.
좀 더 알아보고 찍었으면, 장비에 대해 더 숙지하고 갔으면,
더 차분하게 찍었으면, 파일을 안 날려먹고 잘 소장했으면....
아무리 편집을 한다고 해도 영상이 잘 담겨있어야 반은 먹고 들어갈텐데...
총체적 난국이다 정말.
다음에 찍으면 장비에 대한 이해도 좀 더 한 상태에서, 정말 잘 찍고 싶다.
그때 당시엔 정신이 없었고 어땠고~ 하는 말로 핑계를 대곤 했지만
내가 참 못찍었고,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못했다.
다음에 해도 못하겠지만, 지금 찍은 것들보다는 더 잘 하고 싶다.
그냥 그런 마음이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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